갑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 7

갑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 7

 왜 갑의 책무를 남에게 넘기는가?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어느 정도 이상의 규모가 되는 프로젝트의 경우, 제안의 검토와 평가를 외부에 맡기고 있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에서도 외부의 전문가(?) 그룹에게 평가를 의뢰하여 의사 결정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전문성과 공정성을 이유로 이런 일이 생기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어이없는 일이다

자기가 맡은 일을 자기보다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 자기 회사의 일을 그 회사의 직원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른바 평가 교수단, 전문가 그룹이 기업이나 기관에서 수 십 년 이상 일한 당사자보다 더 그 회사의 업무와 문제점 방향성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 그렇다면, 직원이나 관리자나 임원을 당장 짜르고 그 자리에 그 교수나 전문가를 앉혀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 안 된다. 이것은 전문성의 이유로는 설명이 안 된다.

하기야, 전문가 그룹인 제안 업체들이 수개월에 걸쳐 준비해서 제출한 몇 백 페이지의 제안서를 24시간 내에 읽고 평점을 부여하고 우열을 가려내는 것을 보면, 그 평가 전문가들이 뛰어나긴 뛰어난 것 같다. 해당 업무에서 매일 일을 하고 관련된 현안을 가장 잘 이해하는 직원이라 할지라도 몇 주가 걸려서 평가할 수 있는 것을 그렇게 빨리 판단할 수 있으니….

하물며, 몇 시간 만에 결론지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진정, 이것이 전문성에서 나온 결과일까?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그 답은 간단하다. 이것은 전문성의 이유로 설명 안 되는 것이고, 공정성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일이다.

백 번 양보해서, 그런 방식으로 정말 공정하게 평가되고, 그 회사를 위해 올바른 결정이 내려지고 있다면, 그나마 次次善策으로 받아들이겠지만, 과연 내세우는 명분대로 그렇게 공정하게 평가되고 결정되는 것이 어느 정도 일까? 조금만 세심히 분석하고 들여다 보면 그 실상은 쉽게 가려진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이지만, 그 근본 원인은 갑에 있다. 갑인 기업이나 기관이 스스로 당당하지 못하고, 회사나 조직의 상층부, 즉 갑이, 그 조직의 을인 직원을 믿지 못해서 생긴 어이 없는 행태이다. 아프고 부끄럽고 수치스럽지만, 서로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나 조직이 직원들을 믿지 않는 것이다. 직원들은 스스로 당당하지 못하고 납작 엎드려 복지부동 하는 것이 그 근본적인 원인인 것이다. 그리고 산업별 그리고 분야별로 수 없이 많은 평가교수단, 자문단이라는 이름의 Two Jober들이 Moral Hazard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내가 책임지고 공정하게 평가하겠다.”
“하늘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조직과 회사를 위한 판단을 하겠다.”

이런 어이없는 행태를 중지할 사람은 이런 갑 밖에 없다.

갑이여, 자신의 책무를 회피하지 말고, 당당한 갑으로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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