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의 세일즈 AtoZ]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연락하는 고객 비중이 전체 고객 중 얼마나 되나요?

[이장석의 세일즈 AtoZ]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연락하는 고객 비중이 전체 고객 중 얼마나 되나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연락하는 고객 비중이 전체 고객 중 얼마나 되나요?

[인터비즈]

필자가 현장에 있을 때나 교육으로 만나는 고객사 영업직원을 만나면 반드시 물어보는 질문이다. 이 물음에 자 있게 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자주 연락하는 고객이 없다는 사실 자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업직원들은 자이 담당하고 있는 고객 중 누구를 주로 만나고, 누구를 방치하고 있는지 잊고 지낸다.

고객을 방치하고도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 영업맨들이 대다수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영업직원들에게 고객 관리를 똑바로 하라고 다그쳐야 할 리더들조차도 부하 직원들의 고객 방치에 대해 문제시하지 않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옹호해준다. 한국영업혁그룹의 조사 결과 리더의 80% 이상이 영업직원의 고객 방치를 문제시하지 않고 어쩔 수 없는 한계라 여긴다. 절반 이상은 그것을 ‘선택과 집중’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영업 현장에서 영업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은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되지 않는데도 아무도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요즘 우리는 귀사로부터 아무 정보도 못 받아봅니다. 전에는 교육도 해주고 필요한 정보는 전해주더니 이제는 그것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필자가 고객 영업 부문을 담당할 때의 일이다. 정기적으로 지방사무소를 순회하여 고객을 방문하고 나오면 그들은 어김없이 이 같은 섭섭함을 토로했다. 회사는 다양한 자료를 만들어 고객과의 소통에 활용할 것을 장려한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가 없는 것이 결코 아니다. 심지어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통해 고객 접촉을 늘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영업직원들은 고객을 만나지 않고 있고, 중요 정보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다모두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영업직원은 왜 고객을 만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영업 직원들이 고객들을 만나지 않는 이유를 선택과 집중이라 한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대다수 영업 리더들은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다. 지금 당장 돈 되는 고객에게 시간과 정열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모든 기업들은 이렇게 가르친다.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는 것은 영업의 기회 관리 면에서 제한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영업 기회의 질즉 승률수익성가치를 고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객 관리란 선택과 집중이 아니라 뢰의 기반 위에서 지속적인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A 기업은 균형을 잃지 않고 모든 고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데B 기업은 고객 관리의 본질을 잃고 선택과 집중이라는 구호로 영업 기회 중심의 고객 관계에 집중한다고 치자. 단기 결과는 B가 좋을 수 있고 효율적으로 보일 것이다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A는 살지만 B는 결국 죽는다이것은 영원불변의 진리이다하지만 영업 현장에서는 90% 이상의 기업들이 후자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오늘 당장 중요한 영업 기회가 없더라도 머지않은 장래에 가장 중요한 영업 기회를 갖다 주는 것이 고객이다고객과 영업 기회중요도는 돌고 도는 것이다.

믿었던 고객이 경쟁사로 돌아선다면…

대체로 B2B 고객은 업체 의존도가 높고 전환 비용(Switch Cost)이 높아 B2B 고객의 이탈 비율은B2C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그렇기 때문에 고객은 기존 업체와의 관계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때문에 고객은 참고 기다려주고 야단치고 불평하며 때로는 화도 내지만 웬만하면 떠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믿었던 고객이 한순간 경쟁사 고객으로 돌아서는 경우도 왕왕 일어난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갑자기……”라고 영업직원은 설명하겠지만 영업에서 ‘갑자기’는 있을 수 없다영업부서에서 고객 변화를 무시했거나 가볍게 여기고 그들을 방치하는 바람에 제때 감지를 못한 경우고객을 소홀히 대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최소한의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고객은 ‘소리 없는 장기’ 간()과 같은 존재다누군가 간의 이상을 느꼈다면 이미 손쓸 수 없듯이 영업 직원들은 고객이 참을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해 떠날 때가 되어서야 문제를 알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선택과 집중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 리더와 영업직원이 만들어내는 슬픈 앙상블이다당장의 결과를 기준으로 중요 고객을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하고 포기시키고 있다잠시 어려운 고객이나 당장 힘없는 고객을 영원히 힘없을 것 같은 고객으로 간주하고 방치하면서 스스로 고객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는 영업직원이 바로 우리 자이다.
 
Why? 목표 달성과 고객 관리는 함께 갈 수 없는가

지난 20년 동안 고객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한 고객사당 관리해야 할 고객 수가 계속 늘어났으니 영업직원들의 담당 고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을 것이다그러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영업 인력을 무작정 늘릴 수 없다오히려 생산성 향상이라는 과제가 예외 없이 영업 조직에도 영향을 미쳐 영업직원의 업무 과부하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으로 늘고 있다영업 조직의 최적화는 아직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영업 역할의 세분화라고 봐야 한다과거 대부분의 영업 조직은 한 팀이었다고객 담당제품 영업기술 영업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각 역할은 다르지만 같은 목표 하에 하나의 영업 조직으로 묶여 있었다하지만 제품의 다양화경쟁 심화고객의 다변화 등으로 모든 기업이 제품·서비스 영업과 고객 담당을 분리하기 시작했다영업 조직도 제품과 서비스의 속성에 따라 다수 사업부로 분할되었다이런 변화 속에서도 영업 인력을 무한정 늘릴 수 없었던 기업은 소위 ‘매트릭스(Matrix)’ 조직 모델을 도입하면서 영업인력 최적화라는 과제를 해결하려고 했다이로 인해 B2B 영업 조직의 근본적인 문제는 더 심화되어왔다.

매트릭스 조직 모델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영업 관련 인력을 풀(Pool)에 넣고 사업 목표 달성과 관련된 고객영업 기회 중심으로 인력을 최대한 활용시키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이 모델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과제와 단기 목표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가장 현실적인 대안임을 부정하지 않겠다하지만 그로 인해 극단의 상황이 아니라면 떠날 일이 없는 고객을 잃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 성장과 발전에 스스로 장애물을 만들며 영업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
 
문제는 무엇인가

기존 메이저 기업들이 우위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틈새 사업자들이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고객에 대한 절실함으로 조직 전체가 하나가 되었고 그들은 더 필사적으로 조직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고객을 만났기 때문이다이것이 바로 매트릭스형 영업 조직과 일체형 영업 조직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성공한 틈새 사업자들은 점점 고객들을 늘려가고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한다결국 메이저 기업들 스스로 경쟁을 포기하고 그들을 ‘돈’으로 사버리곤 했다메이저 기업에 매입된 틈새 사업자는 초기에는 독립성이 보장되는 듯 보여도 곧 통합 과정을 거쳐 대부분 메이저 사업자의 한 사업부로 편입된다안타깝게도 이 과정을 거치며 대부분은 과거의 성공을 이어가지 못했다대기업에 편입되면서 틈새사업자의 강점이던 일체형 영업모델은 사라지고 매트릭스형 조직 모델로 전환되면서 고객 집중도는 현저히 떨어지고 과거의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전략 수립, 실행, 모든 단계에서 선택과 집중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잘못 이해되고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21세기 영업 조직의 전형인 매트릭스 조직 모델의 궁극적 목표는 영업 조직의 생산성 문제 해결이었고 그것을 가능케 만든 핵심이 바로 선택과 집중이다전략 수립실행모든 단계에서 선택과 집중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이 잘못 이해되고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문제다

고객 담당 영업직원이 1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찾아보지 않은 고객이 있다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그런 영업직원의 관리자가 그것을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고 방관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회사에서 이 근본적인 문제를 아무도 바로잡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로 나타나겠는가

하지만 영업직원은 이것이 잘못된 것임을 모른 채 상황은 반복되고전 조직원들은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며 모두 단기 실적이라는 숫자놀음에 파묻혀 살게 된다그 사이 영업 목표는 잠시 달성되고 축배를 들지만 고객들은 대부분 잊히고 떠나간다궁극적으로 그 회사는 미래를 잃어버린다이것은 현실이다.

‘선택과 집중’이 ‘포기와 방치’로 해석되면 안 된다

영업직원에게 고객은 포기와 방치의 대상이 아니다고객은 수많은 사람들의 오랜 노력과 엄청난 투자에 의해 만들어진다오늘도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해 전사적인 고민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영업직원들이 자의 업무가 과부하라며 편의적 기준에 의해 일부 고객만 경 쓰고 나머지 다수 고객을 방치한다면 그것은 선택과 집중이 아니라 직무유기다회사가 영업직원들에게 담당을 배정한 것은 모든 고객을 제대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마음대로 고객을 방치하라는 뜻이 아니다.

필자 이장석 한국영업혁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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