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자의 입 : 프레젠테이션은 최고의 기회다

영업자의 입 : 프레젠테이션은 최고의 기회다

프리젠테이션

꿀로 더 많은 벌들을 끌어 모아라.

_에스티 로더 Estee Lauder: 화장품 기업 에스티 로더 창업주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해낸다. 나에게는 저력이 있다. 나에게는 오직 전진뿐이다.

이런 신념에서 나오는 습관이 당신의 목표를 달성시킨다.

_단테 Alighieri Dante: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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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젠테이션의 대가, 세상을 떠나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많은 매체의 헤드라인은 다음과 같았다. IT업계의 혁신적 아이콘이었던 그에게 반드시 따라다녔던 수식어는 ‘한 회사의 창업자’보다 ‘프레젠테이션의 대가’가 더 빈번했다. 그만큼 비즈니스 현장에서 프레젠테이션 능력은 중요하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인상을 남긴다.

아티스트가 가장 아름답게 보일 때는 무대에서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했을 때이다. 운동선수는 경기장에서 관중을 열광케 하는 플레이를 할 때 사랑받는다. 그가 입은 옷이 무엇인지, 그의 사생활이 어떠한지, 그가 마음이 얼마나 착한지, 그의 얼굴이 잘생겼는지 따위는 중요치 않다.

영업자에게 프레젠테이션은 아티스트의 ‘퍼포먼스’와 같다. 운동선수가 경기장에서 펼치는 ‘플레이’와도 같다. 이름도 모르던 가수가 우연히 주어진 기회를 실력으로 증명하여 일순간 인정받는 스타로 떠오르거나, 슬럼프에 빠져 경기를 못하던 선수가 부상을 극복하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흐뭇하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아티스트가 무대에서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하면 대중의 외면을 받고, 운동선수가 경기장에서 실수를 연발하면 결국에는 퇴출되고 만다.

영업자에게는 회사에 입사한 순간부터 다양한 형태로 프레젠테이션의 기회가 주어진다. 당연히 훌륭하게 잘해내는 사람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중책이 맡겨진다. 반대로 프레젠테이션을 잘 못하는 사람은 동료에게 좋은 기회를 빼앗길 수 있고,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영업자로 살아가는 이상, 프레젠테이션은 못한다고 하여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기 있는 가수는 화려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지만 인기가 없는 가수는 담배 연기가 자욱한 술집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실력이 좋은 운동선수는 1군에서 주전으로 뛰지만 그렇지 못한 운동선수는 관중도 제대로 없는 2군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어쨌든 누구나 그 일을 하는 한 본업에 관련된 일은 계속할 수밖에 없다. 영업자에게 프레젠테이션은 본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업무를 맡으면 누구나 상사 앞에 서야 하고, 현장에 나가서는 고객 앞에 서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프레젠테이션은 필수이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즐기는 게 답이다. 그리고 평생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잘하고 볼 일이다.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메시지를 명쾌하게 전달하고 청중을 휘어잡을 수 있다면, 이는 최고의 희열이며 스스로의 자존감을 드높이는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

프레젠테이션 기회는 무조건 잡아라

입사 4년차가 되던 때에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고객사의 중간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전략정보시스템 교육을 맡았다. 워낙 큰 고객사여서 교육 대상자가 800명이 넘었다. 일주일에 한 번, 40명씩 두 시간 프로그램으로 20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려움이 생겼다. 교육 내용을 강의할 사람이 제한적인 것도 문제였지만, 교육 장소가 지방이었던 탓에 5개월 동안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 강의해줄 사람을 구하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주 강사를 찾아 부탁하곤 했지만 그런 방법으로는 한 달 이상은 불가능했다. 더 이상 누구에게도 부탁할 방법이 없었고, 난감했지만 고민 끝에 내가 직접 강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강의 이전에 강사를 찾아가 미리 교육에 대한 특별 자료를 받고 관련 책을 공부해 16회 강의를 혼자서 진행했다. 아무래도 교육 대상자들이 모두 나이가 많고 직급도 높았으니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했고 많이 떨렸다. 같은 교육 내용을 2시간씩 설명하는 방식이었지만, 매번 나 스스로 강의 내용에 대해 아쉬움도 많았다. ‘다음엔 이런 이야기를 해야지’, ‘이 내용은 조금 더 천천히 설명해야지’, ‘아, 그때 내가 왜 그런 말을 덧붙였지’ 등등 한 번도 후회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횟수가 반복될수록 나 스스로 진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돌이켜보면 그 16회의 강의가 내 직장생활을 통째로 바꾸어준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프레젠테이션 스킬은 확실히 자리 잡았고, 고객 관리자들은 영업자로만 알고 있던 젊은 직원이 전문 영역에 대해 교육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는 인식을 많이 바꾸었다. 그 후 고객과 직급을 초월한 대화가 가능해졌고, 접점이 확대되면서 연속적으로 프로젝트가 성사되었다.

그만큼 프레젠테이션에서의 자신감은 다른 모든 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준다. 프레젠테이션 스킬은 관련 서적을 통해 쉽게 배울 수 있고 전문적인 교육기관에 가서 훈련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현장에서 영업자들이 쉽게 간과하는 기본적인 사항은 제대로 알려주는 곳이 많지 않다. 이 책에서는 내가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수행하며 반드시 지키고자 했던 네 가지 사항을 강조하도록 하겠다.

차트

첫째, 차트는 프레젠터의 얼굴이다.

간혹 어떤 영업자들은 차트 만드는 일을 가볍고 부수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내용만 정확하게 전달하면 되지, 불필요하게 차트를 치장하는 일에 시간을 뺏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것은 큰 착각이다. ‘연극 무대에 배우만 있으면 되지 무대 디자인이 왜 필요한가?’라는 생각과 같다.

차트는 프레젠터와 청중 간의 ‘말 없는 소통’이다. 듣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 차트를 보고 3초 내로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면 그것은 차트가 아니다. 쓰레기이다.

차트를 만들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체 스토리의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것이다. 무작정 차트부터 만들고 볼 게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에 맞게 이야기의 흐름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대상이 누구인지를 정확히 이해하여 상대방의 입장에 맞게 차트를 준비해야 한다.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술, 시각적 기능 등을 효율적·창의적으로 활용하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과거에 프레젠테이션 툴이 없었을 때에는 도리어 차트를 더 고민하고 창의적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요즘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쉽고 다양한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고민 없이 차트를 만드는 직원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만큼 차트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둘째, 내용을 모르면 청중 앞에 설 생각을 버려라.

가수가 노래 가사를 외우지 못하고 어떻게 무대에 오르겠는가? 하지만 놀랍게도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본인이 준비하고 사용할 차트라면 큰 내용은 물론이고 거기에 사용된 작은 수치 하나까지도 정확히 이해하고 머릿속에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차트는 청중과 고객을 위한 것이다. 프레젠터는 차트를 보지 않고도 청중과 교감하면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의 핵심은 ‘프레젠터의 자신감’이다. 그 자신감의 원천은 발표할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이며, 내용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이다. 가수가 손바닥에 가사를 적어 힐끗힐끗 보면서 노래한다면 시청자는 채널을 돌려버리면 되지만, 프레젠테이션을 보는 청중은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제대로 못할 바에는 아예 무대에 설 생각을 버려야 한다.

셋째, 프레젠테이션은 신나는 일이다. 즐겨라.

진정한 아티스트는 주어진 무대에서의 퍼포먼스를 스스로 즐긴다. 그리고 그 에너지가 청중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프레젠테이션현장에서 본인이 발표하는 내용을 모두가 경청하고 자신의 제안에 공감한다면, 이처럼 신나는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스스로 즐기기 시작하면 프레젠터는 청중에게 좋은 에너지를 선물할 수 있다. 더불어 청중은 프레젠터의 팬이 되고 후원자가 될 것이다.

연습

넷째, 연습하고 또 연습하라.

타고난 자질과 경험의 정도에 따라 프레젠테이션의 수준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 했던 프레젠테이션은 앞으로 해야 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지금부터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연습하느냐에 따라 3년 내로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무대에 서는 가수나 경기에 나서는 운동선수 모두는 말 그대로 ‘피땀 흘리는 연습’을 한다. 프로가 연습하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를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 프레젠테이션도 연습이 답이다. 하지만 의외로 프레젠테이션을 연습하는 직원과 이를 제대로 가르치는 리더는 드문 게 현실이다.

그러니 누구의 도움도 기다리지 말고 지금 바로 스스로 연습하라. 남보다 일찍 연습을 시작해야 원하는 경지에 먼저 도달한다. 더불어 잘못된 프레젠테이션 습관이 교정되지 않은 채 계속 쌓이면 그때는 연습으로 고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어떤 프레젠테이션을 하든지 실전에 앞서 최소 다섯 번 이상은 연습해보라. 다른 사람의 프레젠테이션을 볼 때 똑같이 따라 해보는 것도 효과적인 연습 방법이다. 차트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화술은 어떠한지, 배울 점과 따르지 말아야 할 자세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또 틈 날 때마다 프레젠테이션 대가들의 실제 동영상 자료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 존 F. 케네디의 대통령 취임식 연설, 스티브 잡스의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프레젠테이션까지 수많은 사람을 감동시킨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우리 주변에 널리고 널렸다.

 영업자에게 프레젠테이션은 지금까지 쌓은 공을 한 번에 무너뜨리기도 하고, 업무 실적을 크게 향상시키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30년간 영업 현장에 있으면서 이런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고, 지금도 역시 경험하고 있다. 다른 모든 역량이 뛰어나도 남 앞에서 나의 의견과 제안,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면 절대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다. 프레젠테이션을 두려워하지 말고 배우고 노력하여 기회가 생길 때 붙잡을 수 있는 영업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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