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LER’S COUNSEL] 1. B2B영업의 편견 (2)

[SELLER’S COUNSEL] 1. B2B영업의 편견 (2)

B2B 영업에 대한 오해

첫째, B2B 즉 기업 대상의 비즈니스에서 고객은 기업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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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라는 용어가 기업 대상의 영업이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90년대 초 까지는 이런 의미로 해석하고 접근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때까지는 기업에서 어떤 영역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해당 비즈니스에 대한 구매 및 의사결정자는 극히 제한적이었으니 영업하는 입장에서는 소수의 고객을 설득하면 충분하였다. 기업 업무용 차량을 영업하는 자동차 세일즈맨은 구매부 직원 및 관리자 등 몇 명만 생각하면 되었었고, 공장의 설비를 판매하는 영업사원, IT장비를 영업하는 사람, 사무용품을 판매하는 사람 등 거의 모든 B2B 영업직원들은 각 기업마다 극소수의 고객만 상대하면 충분했었다. 지금도 그러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제품, 서비스의 복잡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동일한 제품의 영업 대상이 2000년까지 10배 이상으로 늘어났고, 그 후로 매 십 년 단위로 2배 이상 다양해졌다고 봐야 한다.

 

과거에 소수의 고객이 점유했던 전문 지식은 많은 사람에게 보편적인 정보로 공유되고 있고, 고객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는 개방화되어 투명해 졌다. 그러다 보니 의사결정은 소수가 하는 것이 아니라 유관 부서가 모두 참여하여 다양한 의사결정자가 존재한다. 또한 기술적 보편성에 의해 다양한 경쟁자가 경쟁에 참여하니 경쟁은 복잡해졌고 그로부터 관련 고객 수가 늘어났다.

 

그럼에도 B2B 영업을 기업 대상의 영업이라고 생각하고 아직도 기업 단위로 고객 정보를 관리하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고객을 기업이라는 커다란 ’ 하나로 생각 하다 보니, 개별 고객의 니즈, 불평/불만, 제언, 충고 등을 그 통 속에 넣어 썩히고 있으며, 실제 영업의 현장에서는 극히 제한된 고객만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하게 된다. 이제까지 만나 온 고객만을 생각하니 전방위적 고객 관리는 엄두도 못 내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영업직원은 고객으로부터 멀어지고 잊혀진다.

B2B 영업은 계약의 상대가 기업일 뿐이지, 영업의 상대가 기업은 아니다. 고객의 니즈를 고객 회사 관점에서 고민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영업 활동의 상대는 여전히 기업을 대표하는 다양한 조직과 직급의 개인들이다. 나아가 이것이 영업 관리의 모든 프로세스에 녹아 있어야 한다.

 

둘째, B2B 영업은 인간 관계에 달려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일반화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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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영업이 상대적으로 거래 규모가 크고, 예측 가능하며, 의사 결정의 기준이 극히 주관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인적인 관계는 영업기회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한번 성사된 거래는 반복적,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고객 입장에서 이전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한번 형성된 인간관계는 큰 무기가 되기도 하고, 경쟁자에겐 높은 장벽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가치를 대신할 관계는 존립할 수 없다.

 

영업은 신뢰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영업직원이 고객으로부터 믿음을 얻지 못하면 영업은 성공할 수 없다. 그러나 많은 영업 직원들이 신뢰와 인간관계를 혼용하고 있다. 그러나 신뢰는 진정한 인간관계를 가능케 하는 필요조건이지, 관계가 신뢰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아무리 뛰어난 제품을 공급해도 신뢰가 없으면 장기적으로 고객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때로는 제품의 질이 조금 떨어져도 인간 관계에 의해 열세의 상황이 극복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다. 예외를 전부로 생각하고 모든 영업의 시발점과 종착역을 관계에 의존하려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영업직원이 본질적 문제에 접근하기보다는 주변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그런 행동에 의한 결과를 자신의 능력이라 믿으며 반복하다 보니 B2B 영업은 관계 중심의 영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에게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에게 그에 상응한 재화를 지불하는 것이 영업이다. 여기서 에게 지불하는 재화의 크기로 가치의 크기가 결정된다. 본질적 가치보다 큰 재화를 지급하는‘갑’이 있다면, 이는  이 어리석거나,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과‘을’사이에 가치 이외에 다른 불순물이 개입된 것이다. 이물질이 더해진 물은 이내 썩는다. 불순물에 의한 거래는 한번은 성사될 수 있어도 영속성은 없다. 갑’과‘을’의 관계는 가치를 기반으로 심화되었을 때 모두에게 약이 되지만, 잘못된 관계는 이내 허물어진다. 안타깝게도 영업의 현장에서는 외형적 실적 및 결과만 보고 이면의 실체를 제대로 못 보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잘못된 영업의 고수가 넘치고, 이상한 면에서 뛰어난 영업 리더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영업 조직을 맡아 이끌고 있으니 진정한 가치가 아닌 관계가 영업의 핵심이라는 잘못된 B2B 영업 패러다임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B2B 영업의 핵심은 여전히 가치이다. 인간 관계는 가치의 윤활유가 될 수는 있지만 본질이 될 수는 없다.

 

셋째, 흔히 B2B 영업은 B2C에 비해서 단순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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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 비즈니스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고객의 마음을 읽기가 쉽지 않고, 모든 고객을 직접 만날 수 도 없으며, 생각지도 못한 변수에 의해 상황이 뒤집히기도 한다. 그러나 B2B비즈니스는 기업 대상이니 고객도 명확하고, 관리 범위가 분명할 것이다 라는 생각에서 B2C 비즈니스가 B2B 비즈니스 보다 복잡하고 더 어렵다는 이야기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B2B 비즈니스의 영업은 B2C 비즈니스의 영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어렵다. 그 핵심이 무엇일까?

 

B2C 영업은 고객이 찾아오도록 하는 영업이라면 B2B 영업은 고객을 찾아가는 영업이다. B2C 비즈니스는 제품, 서비스, 사업 내용을 홍보하고 고객이 찾아오면서 영업이 시작된다. B2B 영업에서도 홍보 활동을 하지만 B2B 영업의 시작은 고객을 찾아가는 데서 시작된다. 이것이 B2B 영업이 복잡하고 어려운 이유이다. 하지만 많은 B2B 영업의 문제가 근원적인 차이를 간과하면서 발생한다.

 

길을 떠나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지도를 펴는 일이다. 어떤 경로, 어떤 방법으로 목적지에 도착할 지, 계획도 없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 요즘은 누구나 핸들을 잡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네비게이션을 켜는 일이다. 출발지에서 목적지에 이르는 길은 다양하다. 이동의 목적, 중간 경유지, 동반자의 취향, 교통수단, 이동 시간대, 교통상황, 시급성에 따라 가는 길은 모두 다르다. 길이 멀면 멀수록, 처음 출발할 때의 계획대로 되지 않고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발생하며 많은 것이 바뀐다.

 

하나의 제품이라 해도 고객, 지역, 경쟁 상황에 따라, ‘고객이라는 종착지에 이르는 방법이 다양하다. 그저 여행을 떠난다면 길을 엉뚱하게 들어서 늦어져도 그만이지만, 늦으면 안 되는 약속이라면 이유 여하와 관계 없이 제시간에 도착 못 한다면, 그 자체로 상황은 끝날 것이다. 영업은 전쟁이다. 목표 진지에 늦게 도착하면 그 진지는 이미 적의 손에 넘어가 있는 것이다.

 

실제 거의 모든 기업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 한 가지 제품에서도 고객으로 향하는 길이 이렇게 다양한데 제품까지 다양해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제품의 포지션, 비즈니스 속성, 고객, 산업, 지역, 자사의 역량, 시장 지배구조에 따라 고객 접근 경로가 달라야 한다. 여기에 제품 수 가 곱해진 만큼의 길이 새로 생기고, AIDA(AttentionInterestDesireAction, 인지-관심-구매욕구-행동) 단계까지 반영하여, 시장접근 경로를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면, 그것이 얼마나 복잡하겠는가? 그래서 B2B 영업은 GTM(Go to Market, 시장접근경로) 방정식을 푸는 일이다. 그것도 무한 차 방정식이다.

 

B2B 영업은 복잡하고 어렵다. 그 핵심은 시장 접근 경로에 있다. 하지만 이것을 획일적으로 생각하거나 도외시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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