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LER’S COUNSEL] 3. 선택과 집중의 미학에 빠져있다.

[SELLER’S COUNSEL] 3. 선택과 집중의 미학에 빠져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20년 동안 고객이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한 고객사 당 고객의 수가 계속 늘어났으니, 영업직원들이 담당해야 할 고객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영업 인력을 무작정 늘릴 수 없었다. 도리어, 생산성 향상이라는 과제가 예외 없이 영업조직에도 영향을 끼쳐 영업 직원의 워크로드(Workload)와 그로 인해 느끼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영업조직의 최적화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영업 역할의 세분화에 있다고 봐야 한다. 과거에는 거의 대부분의 영업조직은 한 팀이었다. 고객담당, 제품영업, 기술영업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영업, 기술지원, 전문가 등 각각 역할은 다르나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하나의 영업 조직으로 묶여 있었다. 그러나 제품 다양화, 경쟁 심화, 고객 다변화 등의 이유로 모든 기업은 제품 및 서비스 영업과 고객 담당을 분리하기 시작했다. 또한, 하나 또는 둘이었던 제품 영업 조직도 제품과 서비스의 속성에 따라 다수의 사업부로 분열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 에서도 영업 인력을 무한정 늘릴 수 없었던 기업은 이른바 매트릭스(Matrix)조직 모델을 도입하면서 영업인력의 최적화라는 숙제를 풀려고 했다. 이로 인해 B2B 영업의 영업 조직의 근본적인 문제는 더욱 더 심화되어 왔다. 매트릭스 조직 모델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영업관련 인력을 풀(Pool)에 넣고 사업목표를 달성하는데 관련된 고객, 영업기회 중심으로 인력을 최대한 활용토록 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델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숙제와 단기 목표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겠다. 그러나, 이로 인해 영업의 영원한 진실인 고객을 잃게 되고, 궁극적인 목표인 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자기 스스로 장애물을 만들며, 영업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선택

 첫째, 선택과 집중의 미학에 빠졌다.

‘틈새사업자(Niche Player)’의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을 영업과 고객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매트릭스 영업조직의 한계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틈새사업자들이 기존 메이저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고객과의 신뢰, 기술적 우위, 체계화 된 지원 등 고객 니즈(Needs)에 대한 우위를 극복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필사적인 고객에 대한 이해와 조직 전체가 하나가 되어 고객 중심으로 가치를 전달 하기 때문이다. 비록 기존의 메이저 사업자에 비해서 규모도 작고, 인력과 경험도 부족하며, 역량도 상대적으로 딸리지만, 그들은 더 욱 필사적으로 조직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모아 고객을 만난다. 이것은 골리앗과 다윗의 대결이라기 보단, 매트릭스 영업조직과 일체형 영업 조직의 차이로 봐야 한다.

 선택

성공한 틈새사업자들은 점점 고객을 늘려가고,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한다. 점차 시간이 흐르며 메이저 사업자는 앞선 제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해당 영역에서 그들의 가치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결국 메이저기업들은 스스로 경쟁을 포기하고, 그들을‘돈’으로 사 버리곤 했다. 메이저기업에 매입된 틈새사업자는 초기엔 독립성이 보장되는 듯 보이지만 이내 통합 과정을 거친 후, 대부분 메이저 사업자의 한 사업부로 편입된다. 안타깝게도, 이런 과정을 거친 틈새사업자의 대부분은 과거의 성공을 이어가지 못했다. 편입 전, 해당영역에서 1, 2위의 자리를 지켰던 틈새사업자의 제품 또는 서비스는 3년이 지나면 대부분, 시장을 잃고 고객으로부터 외면당한다. 대기업에 편입되면서 틈새사업자의 강점이었던 일체형 영업모델은 파괴되고 매트리스 조직 모델로 전환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고객에 대한 집중도는 현저히 떨어지고 과거의 경쟁력을 잃게 된 것이다.선택

 역시 문제의 시작은‘선택과 집중’이다.

21세기 영업조직의 전형인 매트릭스 조직 모델엔 여러 설명이 따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영업조직의 생산성 문제를 푸는 것이었고, 그것을 가능케 한 핵심이‘선택과 집중’이다. 전략의 수립, 실행, 모든 단계에서 선택과 집중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잘못 이해되고,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문제이다. 고객을 담당하는 영업직원이 일 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찾아보지 않은 고객이 있다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런 영업직원의 관리자가 그것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방관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회사에서 누구도 이 본원적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어떤 결과로 나타나겠는가? 영업직원은 잘못된 것을 모르고 반복하며 조직의 모든 사람들은 그것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모두 단기실적이라는 숫자 놀음에 파묻혀 살게 된다. 그러는 사이 잠시 영업목표는 달성하고 축배를 들겠지만, 대다수 고객은 잊혀지고, 떠난다. 궁극적으로 그 회사는 미래를 잃는다. 이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선택과 집중’이‘포기와 방치’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전쟁에서라면 제한된 병사로 2개의 성을 모두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장수는 병력을 보다 전략적인 곳에 집결시켜 적을 막아야 할 것이다. 이 때는 선택에 따른 포기, 집중에 따른 방치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영업직원에게 고객은 포기와 방치의 대상이 아니다. 수 많은 사람들의 오랜 시간의 노력, 엄청난 투자에 의해 고객이 만들어진 것이다. 오늘도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직원들이 자신의 워크로드(Workload)와 편의적 기준에 의해 일부 고객만 선택하여 집중하고, 다수의 나머지 고객을 방치하는 것은 선택과 집중이 아니라 직무유기이다. 회사가 영업직원에게 고객을 담당토록 한 것은 모든 고객을 제대로 담당하라는 것이지 고객을 마음대로 방치하라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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