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으로 성공하는 영업자의 사고법

궁극적으로 성공하는 영업자의 사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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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영업자의 영업 비결은 절대로 팔려고 애쓰지 않고 고객의 마음을 사려고 하는 데 있다.

_존 워너메이커John Wanamaker : 워너메이커 백화점 설립자

인색한 고객의 마음을 부드럽게 흔드는 설득 도구는 고객에 대한 사려 깊은 태도이다.

‘사려’라는 선물은 강력한 의무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 선물은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_로저 도슨Roger Dawson : 협상 심리학자

 

 

“영업을 잘하려면 어떤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영업에 대해 강의를 할 때 내가 빼놓지 않고 던지는 질문이다. 대상과 분위기에 땨라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변함없이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은 세 가지이다.

“말을 잘해야 합니다,”

“술을 잘 마셔야 합니다.

“셈에 밝아야 합니다.”

직접 영업을 경험해보았거나 영업에 대한 막연한 생각만으로 대답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답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영업에 대한 편견’과 ‘단편적 이해’를 읽어낼 수 있다. 말을 잘하고, 술을 잘 마시고, 숫자 계산이 빨라야 영업을 잘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어느 정도 일반화되어 있는 ‘영업에 대한 이미지’이다.

 

 

영업은 소통이다

영업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실제로도 유창한 말솜씨를 가진 이들이 많다. 어눌한 말씨보다는 자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고 자신 있게 표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아무리 화려한 언변이라도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면 좋은 영업의 요건이 될 수 없다.

청산유수처럼 말하며 물건을 파는 사람을 가리켜 ‘약장수 같다’라는 표현을 쓰던 때가 있었다. 약장수는 시장 모퉁이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모아놓고 막힘없이 약의 효능을 이야기한다. 잠시 넋을 놓고 듣다 보면 모두가 그의 말에 빠져든다. 당장 필요가 없어도 사고, 안 사면 손해 볼 것 같아서도 산다. 중간중간 사람들의 관심을 묶어놓는 공연이나 마술도 보여준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안 사면 미안해진다. 한바탕 시장놀이가 끝나면 약장수는 사라지고, 약을 산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엉터리 약을 샀다며 후회한다. 약장수가 이야기했던 효능은 황당한 것이었고 그가 떠들었던 말 역시 모두 거짓이었다. 진실이 아닌 거짓을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아니라 ‘사기’이다.

 

진정한 영업자는 약장수처럼 자기 혼자 일방적으로 떠들고 자기 제품의 장점만을 설명하지 않는다. 영업의 시작은 ‘상대방의 니즈’를 읽는 것이다. 고객을 읽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표정에서도 메시지를 읽어야 하고, 동작에서도 의미를 알아내야 하며, 상대방이 쓰는 단어 하나하나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러려면 ‘잘 말하기’보다는 ‘잘 들어야’ 한다. 자기 혼자 떠들면서 어떻게 상대를 읽을 수 있겠는가? 도리어 고객이 영업자의 허황됨을 읽게 된다. 제대로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약장수의 이야기를 계속 듣거나 물건을 사겠는가? 원하는 내용을 제대로 들으려면 고객이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고객이 더 많이 이야기하게 유도하고, 결국에는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다.

아무리 고객이 의사를 표현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흔히 영업자는 자신의 의견을 열심히 전달하고 고객이 분명한 말로서 부정적 표현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의견이 100퍼센트 받아들여졌다고 확신한다.

 

“고객은 우리의 제안에 어떤 답을 주셨나요?”

“예, 별 말씀은 없이 일어서면서 고민해보겠다고 하셨습니다.”

 

고객으로부터 명확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면, 이 경우에 고객은 ‘거부’를 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사람은 누구든지 중요한 제안을 받으면 반응하게 되어 있다. 직접적인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표정에서 호불호는 나타나게 되어 있다.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아주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컵을 집어 들었다.’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피식 웃었다.’

 

시나리오에 지문地文이 있듯이 모든 행동에는 표현이 숨어 있다. 읽지 못하는 자에게는 찰나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거나 영영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착각’과 ‘오류’가 시작된다. 많은 영업자가 자기중심적 생각과 자의적 해석을 반복하기 때문에 영업에 실패한다.

그래서 영업을 잘하려면 말을 잘하는 것보다 ‘소통 능력’이 더 중요하다. 진정한 소통 능력은 내가 말하기보다 상대가 표현하도록 유도하고 말 속에 숨겨진 의도를 읽어내는 안목까지를 말한다. 시의적절한 질문, 상대의 표현에 대한 정확한 이해, 명확한 의사표현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야 진정한 소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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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신뢰’를 혼동하지 마라

영업을 하다 보면 술을 마셔야 할 때가 있다. 첫 만남의 어색함과 긴장감을 없애고, 속마음을 주고받으며 서로 격의 없이 가까워지는 데에 술은 분명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영업을 처음 시작할 때인 30년 전에 술을 전혀 마시지 않으면서 영업 부문 총괄을 맡았던 중역이 한 분 있었다. 그분은 종교적인 이유로 술을 입에도 대지 않았지만, 보리차를 마시면서도 상대방에게 어색함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나갔다. 술을 마시는 사람은 나쁘고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은 좋다는 이분법적 잣대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영업의 기본이 인간관계이니 관계를 촉진시키는 매개로서 술자리를 생각하고 ‘영업’과 ‘술’을 연결 짓는 일이 큰 무리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영업=술’이라는 등식관계로 영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은 분명 잘못이다.

 

누구나 비즈니스 관계로 엮이면 한 사람은 ‘갑’이 되고, 한 사람은 ‘을’이 된다. 이렇게 정해진 특수한 관계는 극히 사무적이고 때로는 상하관계나 종속관계가 되기도 한다. 을의 입장에서는 갑과의 관계를 좀 더 부드럽고 편하게 만들고 싶어 하고, 그런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 술자리 접대를 생각한다. 이를 통해 어려운 거래 상황에서 경쟁사 대비 우월한 입장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경쟁에서 이겨 최대한의 수익을 가져가고자 한다. 갑의 입장에서 을을 생각하면 항상 우월적인 지위를 내세울 수 있고 자신을 극진히 대접하는 그와의 관계가 싫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런 관계와 이벤트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갑은 자신도 모르게 을과 단절하기 어려운 ‘결탁의 관계’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이렇게 지금껏 처음의 어색하고 불편하고 냉랭한 관계를 끈끈하게 바꾸는 매개로서 ‘술’이 자리잡아왔다.

그러나 부적절한 매개로 술을 자주 이용하거나, 술을 잘 마셔야 영업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고는 진실한 영업자들에게 ‘치욕’ 그 자체이다. 물론 가볍게 식사와 곁들이는 술까지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겠지만 ‘영업=술’이라는 구시대적 논리를 더 이상 인정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자극하는 감정적 관계는 지속될 수 없고 떳떳해질 수 없는 관계로 결국은 쌍방 모두를 망치는 길이 된다. 정상적이고 당당한 영업을 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더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가치’를 만들어내고 궁극적으로는 ‘갑의 성공’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을이 된다면, 신뢰가 형성되어 동반자 관계로까지 진화하게 된다. 무엇보다 그 누구에게라도 ‘당당한 영업자’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영업을 잘한다는 것은 ‘술’을 잘 마시는 게 아니라 ‘가치’로써 ‘신뢰’를 제대로 쌓아가는 일을 말한다. 영업자로서 떳떳하려면 성실함과 차별화된 가치 제공을 통해 고객에게 지속적인 신뢰를 심어주어야 한다.

 

 

작은 것을 셈하지 말고 큰 것을 셈하라

영업을 잘하려면 ‘셈에 밝아야 한다’고 말한다. 영업에는 반드시 목표가 주어지고 성과에 의해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더욱이 실적이 인사고과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어 조직 생활의 명운이 좌우되기 때문에 영업자가 숫자에 민감해야 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절박한 상황에서라도 ‘단기적인 결과’와 ‘본질적인 가치’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30년 동안 영업을 하면서 단기적인 성과가 좋아 ‘반짝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영업자는 무수히 보아왔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비즈니스를 성사시킨 사람, 주어진 목표보다 몇 배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낸 사람이 있었지만 그들 모두가 진심으로 동료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해마다 이런 영업자와 리더를 수도 없이 보아왔다. 하지만 ‘반짝 성과’를 낸 그들이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 확보된 영업 기회를 감추거나, 확정된 계약 금액을 의도적으로 축소하여 보고하는 등의 얄팍한 셈을 일삼던 영업자들은 모두 결국에는 잘못이 드러나 조직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그리고 그러한 잘못으로 인해 다른 뛰어난 역량과 성과까지도 매도되어버리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회사마다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다르겠지만, 영업의 인센티브는 대부분 영업 직군 사람들에게 돌아갈 총액에서 일부를 떼어놓고 결과에 의해 승자가 패자의 몫을 가져가는 구조이다. 즉, 한 명의 영업자가 좋은 성과를 내어 받아간 인센티브는 동료의 기대 급여에서 나온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조금 과하게 표현하자면, ‘돈 놓고 돈 먹기 게임’이다. 그런데도 일부 영업자들 가운데는 목표를 일부러 낮게 책정하고 뻔한 결과를 만들어 그에 따른 보상을 받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 인지되고 확보된 기회보다 목표를 훨씬 적게 잡아 큰 성과를 만들고 금전적으로도 엄청난 보상을 받는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동료를 속이고 동료의 주머니에 손만 넣지 않았지 훔친 것과 다를 바 없다. 목표를 할당함에 있어서 아무리 합리적인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직접 고객을 만나고 영업을 관리하는 영업자가 기대 수익을 은폐하고 엄살을 떤다면, 영업 부서 내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범죄 행위’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영업에 있어서 ‘성과’는 수입이고, 인사고과이고, 성공의 열쇠이다. 그래서 개인이든 팀이든 혹은 그보다 더 큰 조직이든 목표 설정에 매우 민감하고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나는 그런 행태를 30년 가까이 보아왔다. 하지만 이는 영업을 영리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직하지 못한 것이다. 일시적인 성취감으로 포장될 수 있어도 이내 부정이 드러나고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인간 사회에 범죄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듯이 이런 일 역시 모든 영업 조직이나 기관에 서 오늘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진정한 영업자라면 자신의 이익이나 단기적인 이해관계를 따져 숫자놀음을 할 게 아니라, 장기적이고 넓은 시야로 모두가 승자가 되기 위한 전략과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작은 것’을 셈하지 말고 ‘큰 일’을 셈해야 하는 것이다.

 

떠들기보다는 고객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듣고, 고객이 더 많이 말하도록 유도하는 영업자, 부적절한 이벤트로 관계를 수립하거나 술로써 목표를 이루는 영업이 아닌 정직과 일관성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영업자, 당장의 이익을 계산하기보다는 오늘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모두가 승리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영업자, 이런 영업자가 궁극적으로 오래 성공할 수 있는 영업자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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