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도전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영업

누구나 도전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영업

꽃(10)

영업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예술행위이다.

아마 이것은 인간의 노력 가운데 가장 고귀한 형태일 것이다.

_윌리 앰브루스터Willi Ambrewster : 광고 기획가

당신이 다른 영업자와는 차별화된 어떤 것을 상징하고 있는가를 고객에게 인식시켜라.

_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 스타벅스 CEO

 

‘영업’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잘못 알고 있거나 지엽적 혹은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마케팅, 장사, 비즈니스 등 사람마다 나름의 용어를 편하게 사용하면서 영업을 인식하고 있다. 당연히 각자 나름의 관점이 있다. 하지만 영업의 일선에 있는 사람들조차 ‘영업의 핵심’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그릇된 생각이 옳다고 믿고 있다. 오늘도 많은 영업자가 선배로부터 배우고, 상사의 지시를 곧이곧대로 따르고, 조직에 배어 있는 문화에 동화되어 자신도 모르게 잘못된 영업에 길들어져가고 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영업은 이해 당사자 간의 거래를 가능케 하는 행위로, 양 당사자가 가치를 주고받음으로써 서로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는 행위이다. 여기에서 핵심 단어는 ‘가치’이다. 가치는 을이 갑에게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이자, 갑이 을에게 지불하는 재화를 말한다. 그 기준은 갑이 인정하는 가치이며, 갑이 을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가치를 느끼지 못하면 거래는 절대로 성립될 수 없다. 결국 영업에 있어서 남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갑에게 전달할 수 있으면, 그 영업은 승리한다. 지극히 간단한 결론이지만 영업의 어려움은 상대방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고, 내가 주장하는 가치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성공적인 영업의 시작은 자신의 가치를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것을 고객이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영업을 제대로 하려면 영업자 스스로가 가치에 대한 인식을 명확하게 가져야 한다.

가치는 재화로 환산되어 을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영업자는 자신이 영업하려는 제품과 서비스, 그로부터 발생하는 부가적 가치를 ‘계량화’할 수 있어야 한다. 영업 현장에서 영업 실무자나 관리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이 바로 이 부분이다. 가치는 간단하게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고 지극히 주관적이고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집 앞에서는 1,000원에 살 수 있는 막걸리 한 병을 불과 500미터 올라간 산 위에서는 한 잔에 2,000원이나 지불하고도 맛있게 먹는 이치와 같다. 같은 무게의 돌멩이 가격이 종류에 따라 만 배 이상 차이가 나고, 같은 연비의 승용차 가격이 세 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유사한 기능의 제품을 영업하는 경쟁 상황에서는 더 비싸게 파는 영업자를 가장 훌륭한 영업자라 평가할 수 있다. 고객을 속이거나 폭리를 취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만이 가진 부가적인 서비스를 통해 고객으로부터 ‘남다른 가치’를 인정받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항상 그렇듯 가치의 시작은 ‘고객의 니즈’이다.

자동차를 판매하는 영업자가 고객에게 새로운 기능이나 물리적인 사양만 설명한다면 효과적인 영업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 고객이 얻을 수 있는 혜택과 만족도, 안전성, 그리고 경제성을 설명해야 하고 이를 계량화하여 보여줘야 한다. 연비를 설명하면서 단순히 리터당 주행거리만 설명한다면 그 가치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까? 적어도 그로부터 상대적으로 절감되는 연료비를 계산해 설명해야 한다. 스파게티를 먹어도 가격만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사람이 있고, 식당의 분위기와 종업원의 서비스까지 고려하는 사람이 있다. 전철역에서 가까운 곳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주차하기 편한 곳을 찾는 사람도 있다. 고객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면밀히 분석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업자에게 영업을 해야 할 제품 및 서비스라는 ‘상수常數’가 정해졌다면, 고객의 니즈는 ‘절대변수’이다. 가치는 상수와 변수의 합이며, 때로는 곱이다. 여기서 어려운 점이 발생한다. 고객의 니즈라는 변수가 하나가 아닌 여러 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영업은 고객의 니즈라는 변수를 정의한 후 여기에 자신의 제품 및 서비스를 더하여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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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은 전쟁이다

전쟁에는 승자와 패자, 그리고 승리와 패배만 있을 뿐이다. 전장의 패자에게 ‘최선’이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 열심히 했다는 말도 핑계이다. 죽어라 훈련을 하고 최첨단 장비와 훌륭한 병사를 가지고 있어도 전쟁에서 지면 ‘죽음’뿐이다. 스포츠도 비슷하다. 연습장에서는 실수를 하고 넘어져도 보고 실패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지만 본 경기에서는 단 한 번만 넘어져도 패배한다. 영업은 전쟁 그리고 스포츠와 닮았다. 그래서 영업부서는 회사 내 그 어떤 조직보다도 긴장감이 넘쳐야 하고 비장함이 흘러야 하며 자신감도 있고 무엇보다도 사기가 바짝 살아 있어야 한다. 후선 업무부서와는 다른 ‘강한 기풍’이 배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진짜 선수는 이기는 일에 익숙하다. 이기는 팀은 사기가 넘치고 또 다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꽉 차 있다. 영업팀의 사기는 무조건 ‘결과’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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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은 예술이다

마케팅이 특정한 프로세스와 방법론에 의해 계획적으로 실행되는 업무라면, 영업은 정해진 방법론과 답이 없다. 아니 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표현이 더 맞다. 그래서 마케팅을 ‘과학’이라고 한다면 영업은 ‘예술’이다. 음악이나 미술과 같은 모든 예술에는 다양성이 기본 전제이고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예술가의 혼이 존재하며, 작품과 퍼포먼스를 감상하고 환호하는 관객이 있다. 영업도 마찬가지이다. 그만큼 방법이 다양하고 예측할 수 없는 변수에 의해 움직인다. 경쟁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고객의 요구 조건이 끝없이 바뀌며, 계획된 작업 일정이 지연되고, 예측하지 못한 고객 내부의 조직 변화가 생겨 새로운 과제가 떨어지기도 한다. 자신이 생각한대로 동료들이 움직여주지 않을 수도 있고, 확실하다고 전제했던 가정이 무너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영업에 대해 논하는 사람이 많지만 영업을 제대로 알고 잘하기가 힘든 것이다. 다양성이 예술의 본질이지만 기본은 반드시 배우고 갖춰야 한다. 악보를 못 보는 음악가가 없고 균형과 색의 조화를 모르는 화가가 없듯이 영업도 기본을 제대로 이해하고 DNA화 한 뒤에 시장 상황과 고객의 니즈에 따라 원칙을 지키며 실력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성공하는 영업자의 모습은 수백만 가지이지만 그 혼은 하나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영업은 ‘나 자신을 파는 일’이다

영업은 흔히 ‘물건’을 파는 일이라 여겨진다. 물론 최종적인 거래의 대상이 제품 또는 서비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많은 교육 프로그램에서 ‘물건을 잘 팔기 위한’ 영업자의 대화 스킬이나 설득법을 영업의 전부인 양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의 진정한 대상은 ‘영업자’ 그 자신이 되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영업자는 고객과의 접점에 직·간접적으로 존재하고, 고객은 영업자를 비즈니스의 주체로서 느끼며, 본인의 니즈에 부합한다고 생각할 때 계약을 진행한다. 그러기에 영업의 하수는 ‘물건’을 팔려고 노력하지만, 영업의 진짜 고수는 ‘영업자 자신’을 파는 데에 익숙하다.

제품 그 자체가 아무리 경쟁력 있어도 혹은 가치가 상대적으로 클지라도, 영업하는 사람에게 신뢰가 서지 않으면 어떤 사람도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지 않는다. 반대로 제품의 질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영업하는 사람을 믿으면 다소 불편하더라도 선택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그래서 영업의 핵심은 우선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영업의 목적이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일이라 생각하는 영업자는 환영받지 못하지만, 고객에게 나 자신이 진심으로 다가가고 신뢰를 보여준다면 그 영업자는 어떤 고객에게라도 환영을 받는다. 영업자 자신이 영업의 시작이자 끝임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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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은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다

뛰어난 영업자와 그렇지 못한 영업자의 가장 큰 차이를 꼽으라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멀티태스킹 능력’을 말한다. 후선 업무나 마케팅은 업무처리 절차가 거의 정형화되어 있고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 일의 선후先後가 분명하고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영업은 결코 그렇지 않다.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시간과 업무량은 극히 제한적이고 대부분은 고객과 시장, 조직에 의해 좌우된다. 동시에 처리해야 할 일도 만만치 않다. 갑작스러운 고객의 문제와 내부 업무처리, 관련 부서와의 협력과 신규 고객 확보까지,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물론 고객이 한 사람인 경우에는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그럴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아무리 한 고객과 관련된 업무를 성공적으로 해내도 또 다른 고객에게서 처리해야 할 일을 놓친다면 치명적인 손실을 부른다. 복잡다단하고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일을 어떻게 잘 대응하고 처리하느냐가 영업자로서의 핵심 역량이다.

영업을 하겠다고 비영업부서에서 옮겨오거나 외부에서 전직하여 온 사람들 중에 영업 부문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멀티태스킹’에 한계가 있었다. 주어진 일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만들어내고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영업자로서 성장하는 첫걸음이다. 화살이 빗발처럼 쏟아지는 전장에서 화살을 칼로 쳐내고 방패로 막아내며 적의 목을 베는 장수의 능력, 이것이 바로 멀티태스킹이다.

 

그래서 영업은 어렵다. 그러기에 영업은 ‘누구나’도전하지만, ‘아무나’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영업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밝은 단면만 보고 영업을 쉽게 생각하여 뛰어든 사람들은 백이면 백 다 실패했다. 영업이나 장사, 사업 모두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영업은 분명 ‘명예로운 일’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을 가장 직접적으로 먹여 살리는 일이고, 가슴 아픈 실패도 있지만 뛰어들고자 한다면 기왕 하는 거 ‘아무나’가 되지 말고 ‘진정한 스페셜리스트’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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